제목: 가정에서 신앙을 길러내라(1): 아들과 손자들이 평생에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 말씀을 지키고 장구한 날을 누리며 복을 받고 번성하기 원한다면

본문: 신명기 6장(1-3절)

설교자: 조정의

우리는 자녀가 잘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려고 한다. 힘에 부치도록 가르치고 먹이고 입히고 돌본다. 갖고 싶은 것을 사주고 하고 싶은 것을 최대한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자녀를 길러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벅찬 일이지만(마을 하나가 필요할 정도로), 오늘날엔 아이에게 개별적으로 훨씬 더 많은 관심과 집중을 쏟기 때문에 물심양면으로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 그런데 자녀의 신앙을 길러내는 일에 있어서는 예전만 못한 것 같다. 현대인의 삶이 워낙 바쁘고 복잡하다 보니(부모뿐만 아니라 자녀의 삶도)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할(엡 6:4) 시간의 틈을 찾기가 어렵다. 특히 아이가 자라면서. 틈이 생기면 각자 쉬기에 바쁘다.

그래서 많은 부모가 자녀를 교회학교에 맡긴다. 일주일에 한 번 교회학교에 아이가 참석하는 것으로 그들에게 필요한 신앙 교육을 다 했다고 믿는다. 그러다가 어느 날 자녀가 하나님을 부인하고 교회를 귀찮아하며 자기 뜻대로 살겠다고 커밍아웃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는데 어쩌다가 이런 일이 생겼을까?’ 충격을 받는다. 물론 자녀의 구원은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손에 달렸다. 그러나 이 시리즈를 통하여 자녀의 신앙을 길러내는 주체가 교회학교가 아니라 가정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하기 원한다. 가정의 원래 기능을 되찾아야 한다. 우리는 가정의 그 분명한 소명을 신명기 6장에서 발견한다.

신명기는 모세가 모압 평지에서 약속의 땅을 바라보며 곧 그 땅을 점령하러 들어갈 다음 세대 이스라엘 백성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세 편의 설교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설교는 과거에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게 그들의 반복적인 실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복을 베푸셨는지를 말하고(1:1-4:43), 세 번째 설교는 미래에 하나님께서 결국 반역의 길로 들어가게 될 자기 백성에게 신실하게 복을 베푸실 것을 약속한다(27-34장). 본문 6장이 포함된 두 번째 설교는 현재 하나님이 자기 백성의 순종과 불순종에 따라 내리시는 복과 화를 선언하는데, 다시 말하면 6장의 계명은 순종할 때 복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이 담긴 명령이다.

누가 누구에게 하는 명령인지 잘 들어보라: 이는 곧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가르치라고 명하신 명령과 규례와 법도라 너희가 건너가서 차지할 땅에서 행할 것이니(1절). 명령하시는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신 여호와, “너희의 하나님”이시다. 모세에게 명하여 “너희” 곧 자기 백성에게 가르치라고 하셨다. 하나님이 명하신 명령과 규례와 법도는 바로 위에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명령하신 모든 도”를 가리킨다(5:33). 이를 행할 때 그들에게 확실히 약속된 복이 있었다: “그리하면 너희가 살 것이요 복이 너희에게 있을 것이며 너희가 차지한 땅에서 너희의 날이 길리라”(5:33). 그런데 하나님은 이 복을 그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아들딸과 손자·손녀까지 대대로 이어받기를 원하셨다.

2너와 네 아들과 네 손자들이 평생에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며 내가 너희에게 명한 그 모든 규례와 명령을 지키게 하기 위한 것이며 또 네 날을 장구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 3이스라엘아 듣고 삼가 그것을 행하라 그리하면 네가 복을 받고 네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허락하심 같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네가 크게 번성하리라(2-3절). 하나님은 자기 백성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 그 땅을 오래 차지하기를 원했다(네 날을 장구하게 하기 위한 것). 그 땅에서 크게 번성하기를 원했다(네가 크게 번성하리라). 그들과 그들의 자손 대대로 복을 주시기를 원하셨다.

이를 위하여 그들이 순종해야 했던 일이 있었다. 그것이 바로 유대인 부모가 자녀에게 매우 중요한 삶의 모토로 가르쳤던 6-9절의 내용이다(쉐마).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5절), 둘째,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이다(6절). 2-3절에도 같은 내용이 반복된다: 1)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며, 2) 너희에게 명한 그 모든 규례와 명령을 지키는 것. 하나님은 이 두 가지 중요한 삶의 목적을 자녀에게(손자·손녀에게) 부지런히 전수할 것을 부모에게 요구하셨다: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7절). 그래서 그들과 그들의 자녀와 그 자녀의 자녀까지 평생에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말씀을 지키며 약속된 복을 풍성히 받기를 원하셨다. 우리는 이렇게 원칙을 세울 수 있다.

A. 명제: 하나님은 부모를 통하여 자녀에게 복을 주신다

B. 조건1: 부모가 하나님이 명하신 것을 부지런히 가르칠 때

C. 조건2: 자녀가 부모의 가르침에 순종할 때

신약 시대에도 해당되는 원칙일까? 그렇다(엡 6:1-4).

1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C)

2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A)

3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A)

4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B)

우리가 지금 냉정하게 평가할 것은 조건1이 성립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가정이 신앙을 길러내는 기능을 하고 있는가?

당신은 사랑하는 자녀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기를 원하는가? 자녀가 하나님께 복을 받기를 원하는가? 자녀가 땅에서 잘되고 크게 번성하기를 원하는가? 간절히 원할 것이다. 그것을 위해 날마다 기도하고 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 이 질문에 답해보라. 당신은 사랑하는 자녀가 평생에 하나님만을 경외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가? 자녀가 하나님이 명한 모든 것을 억지로가 아니라 “성심껏새번역”(삼가, 3절) 듣고 순종하기를 원하는가? 여기에 앞에서 말한 모든 복이 달려있다면, 당신이 부모로서 자녀를 가르치는 무언가가 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 그들을 양육하는 방식과 내용에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참으로 안타깝고 어리석게도 많은 부모가 하나님께서 자녀에게 복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말씀대로 자녀를 가르치거나 양육하지는 않고, 세상이 약속하는 방식대로 어떻게든 그 복을 자녀에게 가져다주려고 애쓴다. 일단 세상에 속한 복을 충분히 얻게 한 뒤에 나중에 신앙도 어떻게든 겸하여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보지만, 비극적이게도 장수한 죄인, 성공한 죄인, 부유한 죄인으로 세상을 살다가 모든 죄인이 가야 할 곳으로 떠나게 만든다. 우선순위가 바뀐 것이다. 먼저 하나님을 경외하여 그 말씀에 순종하게 하도록 부지런히 양육하고, 하나님이 약속하신 복을 기대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이것이 자녀 양육의 유일한 목적이다. 솔로몬이 말한 “모든 사람의 본분”“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키게 하는 것(전 12:13), 그것이 자녀가 해 아래에서 헛되고 헛된 인생을 살지 않도록 지키고 하나님이 약속하신 복을 풍성히 누리는 영원한 삶을 누리게 하는 최고의 비법이다.

부모는 이미 최선을 다하여 자녀 양육에 힘쓰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권면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지금 지고 있는 자녀 양육이라는 버거운 짐 위에 또 엄청나게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 같은 심정일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명료한 말씀은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롭게 하고 쉬게 한다. 우리는 소위 자녀 양육 전문가들의 많은 이론과 조언을 들으며 지나치게 걱정하고 염려하고 또 불필요한 죄책감을 갖는다. 조바심을 낸다. 세상이 요구하는 자녀의 학력이나 재능 계발의 수준에 맞춰 아이를 길러내려고 무리해서 일하고 또 투자한다. 

그러나 가정에서 신앙을 길러내기 위하여 지금 하고 있는 수많은 일들 위에 더 많은 과업을 쌓을 것이 아니라, 하고 있는 많은 일 중에서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를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예수님은 그분을 사랑하여 부지런히 섬긴 마르다·마리아 자매의 집에 계실 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눅 10:41-42). 이것이 자녀 양육에도 좋은 원칙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자녀를 길러낼 때, 몇 가지 혹은 한 가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별히 마리아처럼 주님 발치에 말씀을 듣는 좋은 편, 빼앗길 수 없는 가장 좋은 그것을 택하라. 

쉐마(신 6:4-9)가 요구하는 자녀 양육도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오직 한 가지에만 집중한다. 1) 하나님을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사랑하게 하는 것, 2) 하나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성심껏 지키게 하는 것. 자녀를 위한 다른 모든 수고가 쓸데없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다른 모든 수고보다 이것, 곧 자녀에게 복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계명을 전수하는 것에 전심전력으로 집중해야 한다. 

수많은 기독교인 특별히 믿음의 부모들에게 깊은 공감과 감동을 준 찬양, <요게벳의 노래>의 가사 중에서 가장 크게 울림이 되는 것은 반복되는 후렴이라고 생각한다:

너의 삶의 참 주인 너의 참 부모이신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맡긴다

너의 삶의 참 주인 너를 이끄시는 주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드린다

신명기 6장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요구하신(가정에게 명령하신) 것이 바로 그것이다. 자녀를 하나님께 부지런히 내어 맡기고 하나님 손에 자녀의 삶을 맡기는 것. 막연히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바라는 것이 아니다. 더욱 적극적으로 그렇게 되도록 힘쓸 수 있다.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그 비법을 말씀해 주셨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우리가 떠나더라도 하나님께서 책임지고 인도 및 보호하시고 약속하신 복을 풍성히 누리게 하실 것이다. 부모는 다만 주께서 명하신 대로 자녀를 부지런히 양육하면 된다. 가정에서 신앙을 길러내라는 그 소명을 되찾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