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노인보다 코로나에 잘 감염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7월 10일 동아사이언스 기사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 확진자 중 10살 미만은 전체의 1.58%, 10-19세는 5.54%로 매우 낮은 비율을 차지하고 이중 사망자는 한 명도 없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초기 환자 중 18세 이하 환자 비율이 1.7%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미국 텍사스대 휴스턴 보건과학센터와 베일러의대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어린이 폐에는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침투경로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가 어른보다 적고 염증과 싸우는 T세포가 많아 면역기능도 다르다”라고 한다. ‘어린이는 코로나에 덜 취약하다’고 말하는 것이 헛소문만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코로나 19 바이러스 때문에 어린이가 다른 연령층보다 더 피해를 보는 영역도 있다. 바로 교육이다. 학교와 학원을 통제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가 대면 수업으로 바뀌는 등 질병 감염의 심각성에 따라 계속해서 변하는 교육 환경이 아이들의 학업성취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학부모는 맞벌이를 하는 등 아이를 돌보기 힘든 현실 때문에 정상적인 등교가 가능해지기를 바라는 면도 물론 있겠지만 자녀가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에 학교와 학원이 정상화되길 기대하고 온라인 수업을 하더라도 인적, 물적 자원이 풍부하여 질 높은 수업을 제공하는 학교나 학원에서 자녀가 교육받기를 원한다. 특별히 입시를 앞둔 자녀, 고3이나 고2 자녀들이 올해 큰 피해를 보지는 않을지 염려한다.

학교나 학원에서 자연스럽게 맺는 교우 관계도 지금은 쌓기 어렵다. 우정은 같은 사건을 경험하고 그것을 공유하며 커지는 데 온라인은 오프라인 만남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친구들과 함께 잘 놀던 아이가 혼자 유튜브만 보거나 게임만 하게 되면 부모는 염려하는데, 지금은 전반적으로 사회성을 키우기 점점 어려운 실정이다. 코로나 19시대 부모는 아이가 좋은 친구와 계속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만나서 우정을 쌓고 생각을 건전하게 나누며 사회성을 키울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때인 것 같다.

같은 맥락에서 어린이가 더 취약한 영역이 있으니 바로 영적인 교육을 받는 부분이다. 코로나가 심각해지면서 일찌감치 주일학교를 비롯한 교회학교가 온라인으로 전환되거나 없어졌고 어떻게든 온라인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기 위해 애를 쓰지만, 아이들 스스로 적극적인 참여를 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가뜩이나 오프라인 교육에 비해 집중도나 참여도가 떨어지는 온라인 교회학교는 부모님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어떤 면에서 정기적으로 계속 자녀의 영적 교육을 신경 쓰고 도와준 교회학교의 기능이 약화되었기 때문에 부모가 자녀를 영적으로 가르쳐야 할 책임이 늘었다고 할 수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코로나는 “너희 자녀를…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적극적으로 순종해야 할 부모의 책임을 더욱 분명하게 만들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내 백성’이라 부르시고 언약의 백성으로 삼아 하나님의 선하고 아름다운 뜻대로 살도록 인도하셨을 때, 부모는 다음 세대가 계속해서 하나님 백성으로 살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할 책임이 있었다. 아버지의 죄를 아들에게, 아들의 죄를 아버지에게 찾지 않으시는 하나님이셨지만, 하나님은 부모에게 자녀를 양육하여 하나님에게서 떠나지 않고 죄를 짓지 않도록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 속에 자라게 하도록 교훈하라고 명령하셨다. 아이의 미래는 하나님의 손에 달렸지만, 하나님은 그 아이를 지도하고 가르치는 책임을 부모에게 주셨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신 6:4-9)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자녀 교육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백성이 여호수아가 사는 날 동안과 여호수아 뒤에 생존한 장로들 곧 여호아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모든 큰 일을 본 자들이 사는 날 동안에 여호와를 섬겼더라 여호와의 종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백십 세에 죽으매 무리가 그의 기업의 경내 에브라임 산지 가아스 산 북쪽 딤낫 헤레스에 장사하였고 그 세대의 사람도 다 그 조상들에게로 돌아갔고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삿 2:7-10)

신약시대 부모에게 주어진 책임은 구약시대와 다르지 않다. 그리스도의 피로 새 언약을 맺어 하나님과 화목을 이룬 하나님의 백성은 지금도 그 자녀를 하나님의 교훈과 훈계로 가르칠 책임이 있다. 물론 자녀의 구원은 하나님께 달렸다. 자녀가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는 것(성화) 역시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로 말미암는다. 하지만 하나님은 초자연적인 구원의 역사를 일으키실 때 부모가 동참할 수 있게 하셨다. 부모가 부지런히 주의 교훈을 가르치고 주의 말씀으로 양육하고 말과 행동으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나타내는 것을 통해 하나님은 자녀를 구원하시고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신다.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엡 6:4)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심각해지면서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아졌다. 직장도 재택근무로 변경되거나 심각한 경우 실직이나 사업 정리를 염려하면서 최대한 먹고사는 일을 해결하려 노력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자녀의 양육도 부모가 할 일이 많아졌다. 온라인 수업은 아이들 스스로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 학교 숙제나 교육성취도 등은 부모가 계속해서 신경 써서 봐야 한다. 아이가 좋은 친구들을 만나 우정을 나누게 하는 일도 부모의 고민 중 하나다. ‘맨날 집에만 있어서 답답해하고 심심해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생긴다. 단지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손발을 잘 씻고, 답답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만 불편한 게 아니라 삶 전체에 신경 써서 노력해야 할 부분이 이렇게 많아졌다.

그런데 이 많은 수고와 노력을 하면서도 어쩌면 우리는 자녀의 영적 교육과 훈련이 계속 뒤처지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살지도 모른다. 여호수아 다음 세대가 어느새 다른 세대가 되어 하나님을 모르는 영적 암흑기를 맞이하게 된 것처럼 자녀가 건강, 안전, 교육, 성장이 잘 되고 있으니 안전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시국에 영적으로 점점 하나님께 무관심해지고 그분을 아는 일에서 멀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과거에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귀하고 아름다운 자녀가 교회 안에서 자랐으면서도 참으로 안타깝게도 하나님을 떠나 세상으로 가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 간절히 바라기는 이번 코로나가 믿음의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대거 하나님을 모르는 세대가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그러면 부모가 지금 코로나 위기 속에서 어떻게 자녀를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할 수 있을까? 몇 가지 구체적인 적용을 생각해보자.

1. 하나님께 의탁하라
자녀는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주신 가장 귀한 선물이다. 하나님께서 자녀를 나게 하셨고 ‘거듭’ 나게 하실 분도 하나님이시다. 죄와 허물로 죽은 자녀가 하나님의 은혜로 거듭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하나님께 의탁하라. 자녀가 육체의 몹쓸 병이 걸렸을 때(암이나 코로나) 부모는 밤낮 울부짖고 간절히 치유해달라고 구한다. 의사로 오신 그리스도께서 죄라는 병에 걸린 아이를 고치신다. 죄의 질병은 아이를 두 번 죽게 한다. 육체의 죽음 그리고 영원한 죽음. 영벌에서 영생으로 자녀의 운명을 바꾸실 예수 그리스도를 힘입어 하나님께 간절히 구하라. 그리고 할 수 있으면 자녀와 함께 그 기도를 하라. 기도를 통해 아이에게 구원을 강요하기보다 부모가 자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도록 진심으로 아이의 구원을 위해 날마다 함께 하나님께 의탁하라.

2. 가정예배를 꾸준히 드려라
자녀는 강단에서 들려지는 성인을 위한 메시지를 다 이해하지 못할 때도 많다. 그런데도 예로부터 기독교 선배들은 계속해서 자녀를 부모가 드리는 예배에 동참시키라고 권면한다. 부모가 예배하는 모습을 통하여 배우는 것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세와 태도를 보고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거룩하심을 느낄 수 있다. 부모가 하나님을 찬양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이 자비롭고 선하신 분이라는 것을 느낀다. 말씀 앞에 겸손히 순종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자녀가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의 권위 아래 순종하며 사는 것이 참으로 복된 삶이란 것을 알게 한다. 다 이해하지 못해도 아이는 부모가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고 그 현장에 함께 있으면서 양육을 받는다. 코로나 사태로 현장 예배가 어려워졌을 때 부모는 그 예배의 현장을 가정 안에 조성해야 할 책임이 있다. 자녀는 지금도 가정에서 부모가 드리는 예배 현장 속에 확실히 무언가를 배운다(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3. 교회 학교에 성실하게 임하라
코로나로 한계가 있지만, 교회에서는 교회 학교를 통해 부모에게 계속해서 영적 교육을 할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한다.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교회 학교에서 제공하는 일주일에 1시간가량의 영적 교육에 성실하게 임하여 자녀에게 영적 양식을 먹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부모가 개인적으로 자녀를 영적으로 성실하게 양육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교회학교 교사가 준비한 말씀을 자녀가 듣게 하는 일에도 게으른 부모가 자기 스스로 말씀을 잘 준비하여 아이에게 먹이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일주일에 한 번 분반을 통해 신앙 공동체의 경험을 나누도록 자녀를 인도하지 않으면서 평소에 자녀가 믿음 안에 있는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기본에 충실하자. 일단 교회 학교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가르침과 나눔에 자녀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자. 주일학교와 학생회 이후 부모가 자녀에게 무엇을 배웠는지 함께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매일 자녀의 영혼이 먹는 것을 점검하라
쉽게 말하면 매일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일을 권면하라는 말이다. 하지만 하기 싫어하는 일을 위협하고 협박하고 혹은 뇌물을 주면서 하게끔 하라는 말은 아니다. 강요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적당한 권면은 필요하다. 게임을 좋아한다고 하루 종일 게임만 하게 놔두지 않는 것처럼, 공부를 싫어한다고 공부를 아예 손 놓게 하지 않는 것처럼 성경 읽기와 기도하는 일에 관심이 적거나 귀찮아한다고 해서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동기 부여를 계속해서 해주면서 아이의 영혼에 진리의 말씀이 계속 공급될 수 있도록 도와주라. 반대로 아이가 계속 섭취하고 있는 세상의 양식에 독소가 있지 않은지 점검하라. 아이가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 미디어, 자주 접속하는 SNS 게시글이나 나누는 대화 등을 감시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

부모가 매일 무엇을 먹는지 세세히 따지지는 않지만, 자녀의 성장과 발육에 늘 관심을 두고 먹는 것을 점검하듯, 자녀가 영적으로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정 예배와 교회 학교를 기본으로 매일 자녀가 영적으로 무엇을 먹고 있는지 관심을 두라.

결론

유명한 CCM “요게벳의 노래” 가사 중

“너의 삶의 참 주인 너의 참 부모이신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맡긴다 너의 삶의 참 주인 너를 이끄시는 주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드린다”

라는 아름다운 내용이 있다. 그렇다. 하나님께서 내 자녀의 삶의 참 주인이시고 참 부모이시다. 자녀의 삶은 하나님께서 책임지신다. 하나님께서 자녀의 삶을 이끄신다. 그 사실에 우리는 참 위로와 힘을 얻는다. 동시에 그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자녀의 참 주인이 하나님이라는 것을, 참 부모가 하나님이라는 것을 가르치라고 명령하신다. 자녀의 삶을 하나님께 맡기고 드리기 위해 하나님은 부모가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고 명령하셨다. 코로나 19로 더욱 취약한 아이의 영적 양육이 오직 하나님께 의탁하며 자녀를 하나님 말씀 안에 양육하는 부모를 통해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그래서 코로나 19사태가 다 지나고 나서 우리 사랑하는 자녀가 하나님 모르는 다른 세대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