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11):

부부가 상호 합의 하에 각방을 쓰거나 별거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요?

*2013년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 유평교회에서 있었던 제1회 <말씀과 진리 콘퍼런스>에서 나왔던 질문입니다.
중복되는 질문을 제하고 25개의 질문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부부가 각방을 쓰는 것에 대해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서로 분방하지 말라 다만 기도할 틈을 얻기 위하여 합의상 얼마 동안은 하되 다시 합하라
이는 너희가 절제 못함으로 말미암아 사탄이 너희를 시험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고전 7:5)

1. 명령: 분방하지 말라

BDAG은 “분방”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to prevent someone from having the benefit of something”

“누군가가 어떤 유익을 얻는 것을 막다”

이 단어는 때로 “남의 것을 훔치다”라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막 10:19; 약 5:4).

사도 바울은 7장에 들어와서 남자와 여자가 결혼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음행을 피하기 위하여”라고 말하면서 남편은 아내에 대한 성적인 의무를, 아내는 남편에 대한 성적 의무를 다하라고 명령하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남편의 몸을 주장하는 것은 아내, 아내의 몸을 주장하는 것은 남편이라고 분명하게 말합니다(4절).

그러니 따라오는 5절에서 분방하는 것은 서로의 성적 권리를 빼앗아가는 것이며 상대방이 성적인 유익을 얻지 못하도록 막는 행위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본문은 정확하게 방을 나눠 사용하는 것에 대한 말씀이기보다는 상대방을 성적으로 채워주지 않고 서로에 대한 성적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 서로를 거부하는 것을 다루는 말씀입니다. 그 의미를 살린 번역본을 참고해보십시오.

부부간에 서로 멀리하지 마십시오(우리말성경)

서로 물리치지 마십시오(새번역)

서로 상대방의 요구를 거절하지 마십시오(공동번역)

부부가 각방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체질의 차이 때문에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 같은 방을 쓰기 힘들어하는 부부가 있고, 자녀의 특별한 상황 때문에 아내나 남편이 자녀와 한방을 쓰고 남은 사람이 따로 방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남편의 폭력이나 감염이 되는 심각한 질병 때문에 같은 공간에 살 수 없고 피해서 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문의 원래 의미를 살펴본 바대로 성경은 이렇게 물리적으로 방을 나눠 사용하지 말라고 명령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성경이 강조하는 바는 간과할 수 없습니다. 바로 성적으로 서로 충성을 다하지 않고 서로의 성적 유익을 채워주기 위한 노력을 멈추는 것. 그것이 성경이 금하고 있는 “분방”입니다.

 

2. 예외사항: 기도

바울은 한 가지 유일한 예외사항을 제시하는데 이는 “기도”입니다. 남편과 아내가 기도 제목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 성적인 의무에서 잠시 해방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이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한 이 표현에 주목하십시오.

“합의상 얼마 동안은 하되 다시 합하라”

하나님께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는 일이라 할지라도 부부간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성적인 의무를 다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수 없습니다. 남편과 아내 모두의 합의를 전제로 주어진 예외사항입니다.

또한 “얼마 동안”이라는 표현에 주목하십시오.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for a time). 데이빗 갈랜드는 고린도전서 주석에서 바울은 여기서 시간의 길이보다는 특수한 상황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 특별한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상호 합의 간에 기도하기 위한 예외사항을 둘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합하라”는 명령으로 바울은 그 기간이 최대한 빨리 종료될 것을 독려합니다. 

바울은 왜 이렇게 성적 의무를 다하는 것에 대해 강조하고 있을까요?

 

3. 이유: 사탄의 시험을 피하기 위해

바울은 “이는”이라는 말을 시작으로 왜 이러한 명령을 주었는지 이유를 설명합니다.

이는 너희가 절제 못함으로 말미암아 사탄이 너희를 시험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바울은 남편과 아내가 성적인 욕구를 통제하지 못하여 사탄이 주는 성적인 유혹에 넘어가 죄를 범하는 것을 강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이유로 성적 의무를 다하라고 명령한 것입니다.

부부가 각방을 쓰거나 별거를 결정하는 것의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은 성적 욕구를 가지고 있고 그 욕구를 신뢰와 헌신의 언약 관계에 있는 배우자를 통해 채우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사탄의 시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탄은 남편과 아내를 성적으로 무너지게 할 수 있고 하나님이 유일하게 허용하신 배우자 외의 다른 대상이나 방법을 통해 성적 욕구를 채우려고 하는 범죄를 저지르도록 부추깁니다.

성경은 여러 범죄 중 성적 범죄에 대해 특별히 이렇게 경고합니다.

음행을 피하라 사람이 범하는 죄마다 몸 밖에 있거니와 음행하는 자는 자기 몸에 죄를 범하느니라 (고전6:18)

성적 범죄는 그 자체가 다른 죄보다 더러운 것이기보다는 그 결과에 있어서 치명적이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면에서 심각한 죄입니다. 신뢰와 헌신이 기본이 되는 부부관계에 금이 가게 만들고 성적 범죄에 연루된 다른 사람의 죄도 추가됩니다. 자녀나 주변 사람들에게 심각한 실망을 가져오고 관계를 무너뜨립니다. 다윗의 성적 범죄가 그 가정에 미친 영향을 살펴봐도 우리는 성적 범죄의 심각성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각방을 쓰거나 별거하는 부부는 그 결정이 합리적이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할지라도 이 부분에 있어서 각자가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서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결정 때문에 성적 유혹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지는 않은지, 그 유혹에 넘어가 죄를 범하고 있지 않은지, 더 깊고 치명적인 죄로 빠져들어 가고 있는 중은 아닌지…

만일 각방을 쓰는 일로 인해 조금이라도 성적 의무를 다하는 일에 방해가 된다면, 상대방이 나를 통해 성적 만족을 얻는 일에 조금이라도 지장이 생긴다면 하지 않는 것이 성경이 지지하는 결정입니다.

성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만 허락된 하지만 그 헌신과 신뢰의 관계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축복 된 선물입니다. 각방을 하는 게 뭐가 어때서? 성경은 왜 우리가 편의상 정한 것까지 관심을 가지고 제재하는가? 라는 불평은 하나님의 계명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하나님은 부부가 결정한 임시적인 상황에 사사건건 개입하셔서 막으시려고 이와 같은 말씀을 주신 것이 아닙니다. 부부가 누릴 수 있는 큰 기쁨과 즐거움인 성적 친밀감을 이기적이고 부정한 이유로 거부하고 멀리하는 일을 막기 위해 주신 것입니다. 헌신적인 관계 속에서 풍성히 누려야 할 축복을 개인의 이기적인 욕구와 정욕에 따라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을 뻔히 알면서도 부부관계 밖에서 누리려는 죄악 된 인간의 본성을 너무나 잘 아시는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의 방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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